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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조선사들, 길이 안보인다

jobhankook | 2015-01-25 22:37:30

조회수 : 3,705

조선업황이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국내 조선 3사가 임금협상을 놓고 노사 갈등을 빚으면서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고 있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선박 발주량은 전년보다 36% 감소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업체 중 수주 목표를 달성한 곳은 대우조선해양 한 곳 뿐이다.

해가 바뀌었지만 상황은 더 어두워지고 있다. 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량은 전년보다 12% 가량 감소한 950만 CGT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경기 침체와 과당경쟁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3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보든 등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매출과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각각 10%와 25% 줄인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1500명 수준의 희망퇴직 방침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긴축경영에 나섰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황은 올해도 어둡고 힘들 것 같다”며 “생존을 위해 회사마다 힘든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론 수주가 가장 큰 문제”라며 “중국은 이미 많이 따라왔고 일본은 나름의 자기 시장을 갖고 있다 보니 중간에 끼인 한국이 난관에 봉착한 것은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국은 필리핀이나 중국에서 만든 배보다는 인건비가 비싸니까 원가경쟁력에서 뒤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는 비단 현대중공업만의 문제가 하니라 한국 조선업계가 처한 현실이기도 하다”고 했다.

◇ 업황부진 지속, 중·일 대형선박 시장 맹추격…업계 초긴장

국내 조선업계는 그동안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많은 이익을 냈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일본이 맹추격해오면서 시장이 위협받고 있다.

점유율 39%로 규모면에서 이미 세계시장을 압도한 중국은 최근에는 국영조선소를 통폐합하는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조선산업 구조조정과 엔화약세 등에 힘입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일본은 우리 조선업계가 독점했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 장악에 집중하고 있다.일본 이마바리조선소는 최근 자국 선사로부터 2만5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한데 이어 초대형 선박 건조를 위한 도크 건설을 추진하는 등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이 고부가가치 선박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며 ”중국과 일본의 공세가 시작된 만큼 언제까지 우리가 시장을 장악하리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내부 악재 노사 임금협상 '갈등'…공멸 피하려면 함께 풀어야

실적 부진 등 조선업계의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노사간 갈등은 또 하나의 악재가 되고 있다.

지난해 조선 빅3업체 중 유일하게 임금 협상을 마무리했던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4일 통상임금 문제로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2일부터 이틀간 통상임금 관련 쟁의행위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해 찬성율 96.4%로 쟁의안을 가결했다.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10일간 조정기간을 거쳐 오는 21일부터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1월부터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노사간 재교섭을 진행 중이다. 노조 측은 상여금 800%를 모두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설·추석 상여금을 제외한 600%만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실적과 무관한 생산성목표인센티브(TAI)를 최대치인 기본급의 100%씩 상하반기에 지급할 것과 성과인센티브(OPI)추가 지급 등을 놓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가 부결되면서 노사간 합의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합의안 부결 이후 현재까지 임단협 재교섭에 대한 추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한 조선사 노조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처한 상황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임금 협상은 노동자들의 생활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는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밖으로는 조선경기 침체와 주변 조선국의 파상 공세에, 안으로는 노사 갈등까지, 국내 조선업계가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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